제 목 : 조무호 중편동화, 어린이동산 연재. 1 | 조회수 : 87 | ||||||||||||||||
작성자 : : 조무호 | 작성일 : : 2007.10. 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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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이는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한테 아까 본 일을 얘기했다. “그 사람들 여기가 어디라고 총질을 해. 철새 도래지가 바로 옆인데 참 얄궂지!” 영식이 아빠는 이 동네에는 철새 도래지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군데군데 걸어 놓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찾아온 밀렵꾼일 거라 했다. 영식이네는 강에서 고기를 잡기 때문에 집에서 70미터쯤 떨어진 곳에 배를 매어두는 선착장이 있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엔 갈대를 베어 버려서 강물이 잘보였다. 선착장 옆에는 배를 매어 두는 큰 통나무가 가로놓여 있다. 주로 왜가리, 백로, 갈매기들이 횃대처럼 올라앉아 깃을 다듬거나 부리를 비비는 곳이다. 통나무에도 자기 자리가 있는 것 같았다. 늘 앉던 곳에 똥을 싸서 통나무는 하얀 페인트를 칠해 놓은 것 같았다. 그곳에 앉아 있는 새들을 쌍안경으로 보면 날개깃 빛깔이며 부리모양, 다리 빛깔, 물갈퀴까지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 한낮에 어쩌다 큰 강으로 나온 오리들은 강 가운데에 몰려 있었다. 그 무리 속에 넓적부리도 있었다. 영식이는 넓적부리를 선착장까지 어떻게 불러 모을까 며칠째 머리를 굴렸다. 궁리 끝에 밥찌꺼기와 벼를 뿌려 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넓적부리는 주걱처럼 생긴 부리 안쪽에 빗살이 있어서 물위에 떠 있거나 얕은 곳에 있는 먹이를 잘 걸러 먹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고깃배가 지나가자 가장자리에 뿌려 놓은 하얀 밥알이 물살에 일렁거렸다. 하지만 넓적부리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흘이 지나도록 퉁퉁 불은 밥알이 그대로 있더니 나흘째 아침에야 말끔했다. ‘됐어, 드디어 넓적부리가 왔어!’ 영식이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그 다음 날에도 말끔했다. “아빠, 선착장에 전등 하나만 달아 주세요.” 영식이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아빠한테 대뜸 말했다. 처음엔 쓸데없는 전기 낭비한다고 뭐라 하시다가 얘기를 듣고는 달아 주었다. “잘 때는 꼭 꺼야 한다.” |
전등을 달아 주면서 아빠가 말했다.
“예.”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밥알이 그대로 있었다. 못 보던 전등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곧 낯이 익을 거야.’
전등불 때문에 맛있는 밥알을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 조금 미안했다. 하지만 며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지나니 불빛이 낯익었는지 오리들이 몰려들었다.
‘오늘 밤엔 직접 봐야지.’
영식이는 마음이 잔뜩 부풀어 쌍안경에 삼각대까지 달아 놓고 기다렸다.
오리가 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창문을 열어 놓아서 강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예 이불을 뒤집어쓰고 기다려야겠다고 두꺼운 이불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빠와 엄마가 9시 뉴스를 보고 있었다. 낙동강에 철새를 몰래 잡는 밀렵꾼이 있다는 말이 언뜻 들렸다. 아나운서는 철새 도래지에서 밀렵을 하면 벌금을 물고, 잡은 것을 먹는 사람도 벌을 받는다고 했다. 며칠 전에 본 그 사람들도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빠, 며칠 전에 그 사람들이 아닐까요?”
“글쎄다.”
오늘도 영식이 아빠는 강에서 죽은 오리를 한 마리 건져 왔다. 청둥오리였다. 날개가 부러진 걸 보고 총에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강둑에 구덩이를 파서 묻어 주었다.
“엄마, 마루에 불 켜지 마세요.”
까닭을 모르는 엄마는 무슨 말이냐는 듯 아빠를 바라보았다.
“글쎄, 우리 아들이 무슨 재미난 일을 꾸미는 모양인데 한번 지켜보자고.”
아빠가 엄마한테 말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내일 아침 늦잠은 자지 마라.”
“예.”
의자 등받이를 돌려서 책상에 붙였다. 삼각대 높이 때문에 무릎을 꿇어앉았다. 다리가 저려서 몇 번이나 콧등에 침을 발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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