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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자연과 문화 그리고 대운하


[신문로]자연자원 보존을 위한 개발을
2008-02-26 오후 3:16:23 게재

자연자원 보존을 위한 개발을
이인식 (람사르총회 민간추진위원장)

낙동강을 우리 고대문화의 발상지, 영남문화의 텃밭, 한민족 문화의 물줄기라고 한다. 김해(금관가야)의 해반천만 해도 남해바다, 낙동강과 만나는 강어귀로 남해에서 들어오는 배는 해반천 물줄기를 따라 봉황대 선착장에 닿았다고 전한다.
밀물이 되면 봉황대 항구에는 낙랑·가야·왜 등의 큰 배들이 진을 치고 각 국의 사신들과 장사꾼들이 모여들어 한바탕 거래를 펼쳤다고 ‘살아있는 가야사 이야기’에 기록되어 있다.
돌이켜보면 강하구의 넓은 습지를 따라 야생동식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던 옛 흔적을 눈앞의 현실처럼 재현할 수 있다.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건너 해반천 주변은 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미나리꽝이었다. 한마디로 저습지였던 것이다.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급속한 개발중심 정책 탓에 미처 도심 내에 비오톱(연못 습지)의 흔적초차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좀 더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낙동강의 넉넉한 자연이 만든 안동 하회마을을 만날 수 있다.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안동은 가장 이상적이고 전통과 문화를 겸비한 미래의 도시”라고 극찬한 바 있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으며 곳곳에 국보와 보물, 중요민속자료들이 자리하고 있는 선비마을이다. 어쩌면 인간과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생명의 강에 위치한 어머니의 품 같은 미래도시인지도 모른다.

인간과 자연과 역사가 공존
당시 함께 방문한 엘리자베스여왕의 부군인 필립공도 자연과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분으로 ‘환경보호는 나의 종교’라고 선언하는 등 자연보호와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다. 그는 91년 환경보호단체 회장에 취임한 후 팬더곰이 심벌인 세계야생동물기금(WWF)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안동을 다녀간 후 주한 영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자연보호운동가들을 영국에 초청했다. 필자도 그 때 영국을 10박 11일 동안 강과 해안을 따라 여행하면서 늪과 강 하구, 갯벌 등에서 많은 야생동식물과 물새들의 서식처인 습지들을 관찰하고 관리하는 방법들을 공부하였다.
마지막 방문지인 슬림브리지 방문자센터와 런던센터를 둘러보았다. 당시 영국외무성의 관리는 “강 하구와 해안에 꼭 필요한 항만건설을 할 때도 주변의 습지를 비롯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지만 반드시 대체습지를 확보하여 생물다양성 유지와 사후모니터링을 철저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교육센터를 곳곳에 만들어 생물자원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교육을 통해 미래세대가 자연자원보존을 위한 개발전략을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통하여 환경보전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환경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규모 새만금 간척사업에 이어 한반도 대운하 개발이라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과 낙동강 물길잇기 프로젝트를 보면서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대운하 추진 측에서 책자를 발간하고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을 떠나 ‘훨씬 세밀한 타당성조사와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선진화’ 사회로 가는 길이라 생각된다. 많은 대운하추진 당사자뿐만 아니라 반대론자들도 독일을 다녀온 모양이다. 그렇다면 독일의 정책결정 과정도 한번 깊이 들여다 볼 때이다.

대화시장-대화도시 별칭
언젠가 하이델베르크가 생태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하천의 범람을 수용할 것인지를 놓고 이해 당사자 간에 의견조율에만 2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여성시장은 ‘대화시장-대화도시’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 선진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무려 90%에 이르는 지지를 획득했다는 것이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독일과 네덜란드의 사례와 기술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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